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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언제 시작하나

코스피 폭락장, 지금 들어가도 될까

"코스피가 반토막 났다는데, 지금 들어가면 저가 매수 아닐까?" 최근 이런 생각으로 계좌 개설을 알아보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코스피는 6월 19일 장중 9,385선까지 갔다가 7월 13일 6,806까지 밀리며 고점 대비 25% 넘게 빠졌습니다. 그런데 14일에는 다시 6,856으로 소폭 반등했습니다. "쌀 때 사야 한다"는 본능과 "떨어지는 칼날을 잡으면 안 된다"는 경고가 동시에 머릿속을 맴도는 시점입니다. 아직 주식을 시작하지 않은 분이라면 이 갈림길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습니다.

"싸졌다"는 근거들: 밸류에이션과 수급 신호

진입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근거로 삼는 숫자들은 분명히 있습니다. 대신증권 분석에 따르면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1,089포인트 수준으로 오히려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데, 지수만 급락하면서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53배까지 낮아졌습니다. 이익은 늘어나는데 주가만 빠졌다는 것은 계산상 저평가 구간에 들어섰다는 뜻입니다. 수급 신호도 긍정적으로 해석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외국인이 특정일 시간외 선물시장에서 3조 3,000억 원 규모를 순매수하며 최종 2조 1,400억 원 순매수로 마감한 사례가 있었고, 이는 지난 서킷브레이커 당시와 유사한 패턴으로 저점권에 근접했다는 신호로 해석되기도 했습니다. 키움증권은 7월 월간 전망에서 코스피 예상 범위를 7,800~9,800포인트로 제시하며, 2분기 실적 시즌을 통해 반도체 중심의 이익 컨센서스가 상향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실적이 뒷받침된다면 지금의 하락이 과열이 아니라 일시적 조정일 가능성도 있다는 논리입니다.

📈 저가 매수론의 근거

• 12개월 선행 PER 7.53배까지 하락 (이익은 오히려 증가 흐름)

• 외국인 순매수 전환 사례, 서킷브레이커 이후 반등 패턴 반복

• 키움증권 7월 전망 밴드: 7,800~9,800포인트

그런데 증권가는 '밸류 트랩'을 경고한다

반대편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신고가에서 25% 하락까지 걸린 시간이 단 15거래일이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2005년 이후 이보다 빠른 하락은 없었고, 코로나 때(37거래일)보다도 훨씬 빨랐습니다. 더 눈여겨볼 대목은 과거 이런 급락 사례 네 번 중 세 번은 2년이 지나도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통계입니다. 밸류에이션 지표만 보면 이미 금융위기 때보다도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는데, 이것이 정말 저가 매수의 기회인지, 아니면 싸 보이지만 계속 더 싸지는 '밸류 트랩'인지는 지금 시점에서 아무도 확답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채권 시장에서는 30년물과 50년물 금리가 역대 최고 수준까지 치솟는 등 다른 자산군에서도 불안 신호가 함께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이란 전쟁 재확전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고 있고, 국내 신용거래 반대매매 비중이 10%를 넘어선 상태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싸다'는 판단 하나만으로 진입을 결정하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낙관론과 경계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지금이 확신을 갖고 베팅할 시점이 아니라 신중하게 판단할 시점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첫 진입, 확신보다 원칙이 먼저다

처음 주식을 시작하는 분이라면 "지금이 저점이냐 아니냐"를 맞히려는 시도 자체가 리스크가 큽니다.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갈리는 국면에서 초보 투자자가 타이밍을 정확히 잡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대신 진입 방식과 원칙을 먼저 세우는 것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첫째, 목돈을 한 번에 넣기보다 여러 차례로 나눠서 매수하는 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지금 넣은 돈이 하필 단기 고점이었을 때의 충격을 줄일 수 있습니다. 둘째, 신용거래나 레버리지 상품은 처음부터 배제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지금처럼 하루 5% 안팎으로 출렁이는 장에서는 레버리지 상품의 낙폭이 기초자산의 두 배 이상으로 커질 수 있고, 반대매매로 이어질 위험도 큽니다. 셋째, 소수 종목이나 특정 테마에 집중 투자하기보다 업종이 분산된 상품이나 종목을 우선 검토하는 것이 초보 단계에서는 안전합니다. 코스피 자체가 몇몇 대형주에 극도로 쏠린 구조라는 점을 감안하면, 분산이라는 원칙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넷째, 감당할 수 있는 손실 범위를 미리 정해두고, 그 범위를 넘는 순간에는 감정이 아니라 정해둔 원칙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싸니까 산다"가 아니라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시작한다"는 태도가 첫 진입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입니다.

💡 신규 진입 전 자가 점검 질문

① 이 돈이 없어도 당장 생활에 지장이 없는 여윳돈인가

② 신용·레버리지 없이 현금으로만 진입할 계획인가

③ 한 번에 몰아넣지 않고 나눠서 들어갈 계획을 세웠는가

④ 예상과 반대로 움직일 때 손절 기준을 미리 정했는가

지금 코스피를 두고 나오는 저가 매수론과 밸류 트랩 경고는 둘 다 나름의 근거를 가진 분석입니다. 정답을 맞히려 하기보다, 어느 쪽이 맞아도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방식으로 시작하는 것. 처음 시장에 발을 들이는 사람에게는 그것이 가장 현실적인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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