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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오랫동안 물려 있는 소형주가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를 눈여겨보셔야 합니다. 한국거래소의 자체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에서 상장폐지되는 기업 수가 기존 연간 50개 안팎에서 최대 220개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최대 4배가 넘는 증가폭입니다. 원인은 지난 2월 발표된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이 올해 7월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들고 있는 종목이 이 기준에 걸리는지 아닌지, 지금 확인해두는 게 좋습니다.
뭐가 얼마나 강해졌나
가장 먼저 눈여겨봐야 할 건 시가총액 기준입니다. 원래는 2027년, 2028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올릴 예정이었던 시가총액 요건을 앞당겨, 2026년 7월 1일부터 코스피 300억 원, 코스닥 200억 원으로 강화했습니다. 원래 40억 원이었던 기준이 최근 1년 사이에만 150억 원, 200억 원으로 계속 올라온 셈입니다. 여기에 그동안 종종 쓰였던 '퇴출 회피 꼼수'도 막혔습니다. 예전에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뒤에도 잠깐 주가를 띄워 기준을 넘기면 상장폐지를 피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30거래일 연속 기준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이후 90거래일 가운데 45거래일 이상 연속으로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그대로 상장폐지됩니다. 새로 생긴 항목도 있습니다.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이른바 '동전주'가 상장폐지 대상에 새로 포함됐습니다. 동전주는 변동성이 크고 시세조종에 취약하다는 게 이유인데, 미국 나스닥의 페니스톡 규정과 비슷한 취지입니다. 액면병합으로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려도, 병합 후 주가가 액면가에 못 미치면 마찬가지로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됩니다. 재무 기준도 촘촘해졌습니다. 기존에는 사업연도 말 기준으로만 완전자본잠식 여부를 봤는데, 이제는 반기 기준으로도 완전자본잠식이면 상장폐지 사유가 됩니다. 공시 관련 기준도 깐깐해져서, 1년간 누적 공시벌점이 기존 15점에서 10점으로 낮아졌습니다. 공시를 몇 번 빼먹거나 늦게 낸 것만으로도 예전보다 훨씬 빨리 위험 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왜 지금 이렇게까지 강하게 나올까
이번 개혁의 배경에는 '다산다사(多産多死)' 구조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의도가 깔려 있습니다. 신규 상장은 많이 하되, 부실해진 기업은 그만큼 빨리 퇴출시켜서 시장 전체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겁니다. 지금까지 코스닥 시장은 한 번 상장하면 웬만해서는 퇴출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었고, 이 때문에 부실기업이 오랫동안 시장에 남아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여기에 더해 연기금 투자 확대나 투자자 보호 강화 같은 조치도 함께 추진하고 있어서, 이번 상장폐지 요건 강화는 코스닥 시장을 '질적으로' 재편하려는 큰 그림의 일부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실제로 사업은 정상적으로 하고 있지만 일시적으로 시가총액이나 재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들까지 함께 퇴출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단기적인 대응을 넘어 지속 가능한 시가총액 유지 전략, 즉 자본조달 계획까지 다시 짜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내 계좌는 어떻게 확인해야 할까
상장폐지는 단계를 거쳐 진행됩니다. 관리종목 지정, 거래정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그리고 최종 상장폐지까지 순서가 있고,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고 해서 곧바로 상장폐지가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위험 신호가 켜졌다는 뜻이므로, 보유 종목이 있다면 다음 몇 가지는 꼭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첫째, 보유 종목의 현재 시가총액이 코스피 300억 원, 코스닥 200억 원 기준에서 얼마나 여유가 있는지입니다. 둘째, 주가가 1,000원 밑으로 떨어진 적이 있는지, 그리고 액면병합 이력이 있다면 병합 후 주가가 액면가를 웃도는지입니다. 셋째, 최근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이 '적정'이 아닌 '한정'이나 '의견거절'로 나온 적은 없는지, 반기 재무제표상 자본잠식 상태는 아닌지입니다. 넷째, 공시를 빼먹거나 지연 제출해서 벌점을 받은 이력이 있는지도 확인해볼 만합니다. 만약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을 이미 들고 있다면, 정리매매 단계까지 가면 통상 7매매일 동안 가격제한폭 없이 거래가 진행돼 손실이 매우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알아두어야 합니다. 상장폐지가 됐다고 해서 회사가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고 비상장 주식으로 계속 보유할 수는 있지만, 거래 유동성이 크게 떨어져 투자금을 회수하기가 훨씬 어려워진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결국 이번 제도 강화는 시장 전체의 신뢰를 높이려는 취지지만, 그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가 직접 감수해야 하는 리스크도 함께 커진 셈입니다. 내가 보유한 종목이 이런 기준에서 얼마나 안전한지, 늦기 전에 한 번쯤 직접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