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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이 뭔데 다들 이렇게 난리인가" 싶으신 분들 많을 겁니다. 쉽게 말하면 달러나 원화 같은 실제 화폐 가치에 고정시켜 놓은 디지털 화폐입니다. 비트코인처럼 가격이 요동치지 않고 1코인이 항상 1달러, 혹은 1원에 가깝게 유지되도록 설계된 게 특징입니다. 그런데 최근 정부가 이 스테이블코인을 원화로도 발행할 수 있게 하는 법안, 이른바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올 하반기 안에 처리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벌써 몇 년째 논의만 반복되던 사안이 왜 지금에서야 다시 급물살을 타는 걸까요.
왜 지금 서두르나: 이미 달러가 선점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시간이 별로 없다는 위기감입니다. 미국은 이미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인 '지니어스법'을 통과시켰고, 내년 1월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전 세계 결제·송금 시장을 더 빠르게 잠식할 거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문제는 한국 투자자들에게는 이미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낯설지 않다는 점입니다. 블록체인 데이터 업체 체인애널리시스 집계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한국 원화 기준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는 약 64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한국 투자자들에게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해외 자산으로 넘어가는 가장 손쉬운 통로로 자리 잡은 상태입니다. 문제는 이 흐름이 전부 달러 기반이라는 겁니다. 원화로 된 대안이 없으니, 결제나 송금에 필요한 디지털 화폐 수요조차 결국 달러로 흘러가고 있는 셈입니다. 한 전문가는 이런 상황을 두고 "지금은 완벽한 설계를 기다릴 게 아니라 일단 발행부터 해야 하는 단계"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렸나
사실 이 법안 논의는 벌써 몇 차례나 무산될 뻔했습니다. 지난 4월에는 국회 법안심사소위 상정까지 검토됐지만, 때마침 중동 사태가 터지면서 논의가 멈췄습니다. 이후 지방선거 국면으로 넘어가면서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정치 일정과는 별개로, 더 근본적인 걸림돌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누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느냐'는 문제입니다.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의 안정성을 이유로 은행이 주도하는 모델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반면 핀테크 업계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려면 은행 외의 사업자에게도 발행 기회가 열려야 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국회 사이에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법안 자체가 계속 뒤로 밀려온 겁니다.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는 발행 인가제, 발행액만큼 준비자산을 보유하도록 하는 의무, 이용자가 코인을 다시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상환청구권, 공시 체계 같은 투자자 보호 장치들이 담길 예정입니다. 다만 발행 주체와 가상자산거래소 지분 규제 같은 핵심 쟁점은 여전히 조율 중이라, 연내 처리가 가능할지는 국회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태입니다.
법이 통과되면 우리 삶은 뭐가 달라질까
당장 이번 주, 다음 달에 눈에 띄게 바뀌는 건 없습니다. 하지만 법이 실제로 통과되면 몇 가지 변화가 예상됩니다. 우선 해외 송금이 지금보다 훨씬 빠르고 저렴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은행을 거치는 기존 해외송금은 수수료도 비싸고 며칠씩 걸리는 경우가 많은데,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자리 잡으면 이 과정을 훨씬 간소화할 수 있습니다. 결제 측면에서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정부는 스테이블코인 후속 입법으로 전자금융거래법, 특정금융정보법, 외국환거래법까지 함께 손보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이는 스테이블코인이 실제 결제와 송금에 쓰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정지작업입니다. 다만 지금 당장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품에 뛰어들 필요는 없습니다. 법안 통과 여부도, 발행 주체가 누가 될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하반기 국회 논의가 실제로 속도를 내는지, 그리고 은행과 핀테크 사이의 발행 주체 논쟁이 어떻게 정리되는지를 지켜보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결국 이 논의의 핵심은 단순합니다. 이미 우리 곁에 들어와 있는 디지털 화폐 수요를, 달러가 아니라 원화가 감당할 수 있느냐는 문제입니다. 몇 년째 결론을 못 낸 사안인 만큼, 이번 하반기에는 정말 진전이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