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금리를 올리면 집값이 내려가고, 금리를 내리면 집값이 올라간다는 말은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2026년 현재 상황은 이 공식이 꼭 맞아 떨어지지는 않는다는 걸 보여줍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0%로 8회 연속 동결하고 있는 동안에도 서울 아파트값은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2025년 한 해 동안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8.98% 상승하며 2006년 이후 19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습니다.
도대체 왜 고금리 상황에서도 집값은 잡히지 않는 걸까요. 그리고 기준금리 동결이 앞으로 부동산 시장에 어떤 신호를 주는 건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2026년 부동산 시장 핵심 수치
| 항목 | 수치 |
| 한국 기준금리 | 연 2.50% (8회 연속 동결) |
| 2025년 서울 아파트 상승률 | 8.98% (19년 만에 최대) |
| 강남3구 국민평형 평균가 | 약 26억 원 |
| 마용성 평균가 | 약 17억 원대 |
| 2026년 전국 입주 물량 | 약 21만 가구 (2014년 이후 최저) |
|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률(연) | 약 10% 수준 |
기준금리와 부동산 가격, 어떻게 연결되나
기준금리와 부동산의 관계를 이해하려면 먼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봐야 합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 대출금리도 따라 오릅니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같은 집을 사더라도 매달 내야 할 이자 부담이 커집니다. 예를 들어 5억 원짜리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금리가 3%면 월 이자가 약 125만 원이지만, 5%면 약 208만 원으로 뛰어오릅니다. 이자 부담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의 수가 줄고, 수요가 줄면 가격도 내려가는 것이 교과서적인 흐름입니다.
반대로 기준금리를 내리면 대출 이자 부담이 줄어들고, 더 많은 사람이 대출을 받아 집을 살 수 있게 됩니다.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부동산 수요가 늘면서 집값이 오르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2020~2021년 코로나19 시기 제로금리 환경에서 전 세계적으로 집값이 폭등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런데 2026년 현재 한국 상황은 좀 다릅니다. 기준금리가 2.50%로 낮지 않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는데도 수도권 집값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고금리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는 3가지 이유
① 역대 최저 수준의 공급 부족
2026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약 21만 가구로 2014년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서울만 놓고 보면 2025년 입주 물량이 전년 대비 약 25% 감소했습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인상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곳곳에서 지연되면서 공급 가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이라 불리는 신축 선호 현상과 맞물려 신축 아파트 분양가 대비 프리미엄이 50% 이상 붙어 거래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금리보다 공급 부족이라는 공포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② 4,400조 원의 시중 유동자금
2026년 현재 시중 통화량(M2 기준)은 약 4,400조 원에 달합니다. 코로나19 당시 대규모 재정 지출로 풀린 유동성이 아직 시장에 남아 있습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처럼 풍부한 유동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면서 서울 핵심 지역 아파트로 계속 흘러들어 오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강남권 아파트는 이미 실거주 목적뿐만 아니라 자산 보존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어 금리 변동에 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③ '지금 아니면 못 산다'는 추격 매수 심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를 시사하면서 시장에서는 오히려 "금리가 더 이상 내려가지 않는다면 집값이 먼저 오를 수 있다"는 불안 심리가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학군이 좋거나 지하철역이 가까운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실수요가 몰리고 있으며, 거래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신고가를 경신하는 '거래 절벽 속 가격 급등' 현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준금리 동결이 부동산 시장에 보내는 신호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동안 부동산 시장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까요. 전문가들은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합니다.
시나리오 1 · 동결 지속 → 수도권 완만한 상승 유지
금리가 내려가지도 올라가지도 않는 현 상황이 유지되면, 수도권 핵심 지역 아파트는 공급 부족을 바탕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방은 수요 부진으로 온도 차가 커질 전망입니다.
시나리오 2 · 금리 인하 → 부동산 수요 자극 가능성
하반기에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되면 대출 이자 부담이 줄어들면서 부동산 수요가 더 자극될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부동산 가격을 금리 동결의 주요 이유로 꼽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금리를 내렸다가 집값에 다시 불을 붙이면 이후 수습이 더 어려워집니다.
시나리오 3 · 규제 강화 → 거래 절벽 심화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를 높이거나 추가 대출 규제를 시행할 경우, 거래량은 더 줄어들 수 있습니다. 다만 규제가 오히려 매물 잠김 현상을 일으켜 가격을 떠받치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과거 규제 강화가 집값 기대심리를 오히려 자극한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실수요자 입장에서 지금의 기준금리 동결 국면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단기적으로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낮은 만큼, 무리한 대출로 집을 사는 것은 여전히 신중해야 합니다. 반대로 장기 거주를 목적으로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면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수도권 선호 지역은 여전히 실거주 가치가 높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결국 기준금리는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여러 변수 중 하나일 뿐입니다. 공급 물량, 인구 구조 변화, 정부 정책, 전세 시장 동향까지 함께 살펴봐야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읽을 수 있습니다. 금리 뉴스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 시장 반응을 함께 확인하는 습관이 자산 관리의 기본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