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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동산 뉴스를 보면 좀 헷갈릴 수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종부세를 올리고 전세대출을 막겠다는 규제 이야기가 쏟아지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대출 규제를 풀고 보증을 늘리겠다는 공급 이야기도 함께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둘은 서로 모순되는 게 아니라 한 세트입니다. 투기 수요는 조이고, 실제로 집을 짓고 공급하는 쪽은 열어주겠다는 게 정부의 큰 그림입니다. 오늘은 그 '열어주는' 쪽, 즉 공급대책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정리해봤습니다.
발단은 대통령의 '발상의 전환' 주문
이번 공급대책 논의의 배경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직접적인 압박이 있었습니다. 최근 두 차례 열린 부동산 정책 점검 회의에서 대통령은 총 13시간 반에 걸쳐 토론을 이끌며 "기존 사고방식에 매달리지 말고 전환적으로 판단해서 과감히 생각하고 실천하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특히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부동산 민심이 예상보다 크게 흔들리자, 정부는 규제 일변도가 아니라는 신호를 함께 보여줄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건설업계와 현장의 건의사항을 바탕으로 공급자 금융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뭐가 풀리나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카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공적보증 확대입니다. 은행 등 금융권이 여전히 PF 대출에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 같은 공적 보증기관의 보증 여력을 늘려 정상적인 사업장에 자금이 흘러가도록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실제로 주금공의 올해 PF 관련 보증 한도를 기존 6조 원에서 8조 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원래 목표였던 6조 원 중 지난 6월 말까지 3조 2,000억 원가량이 이미 집행된 상태라, 남은 기간 자금 수요를 감안한 확대로 보입니다.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도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조합원들이 받는 이주비 대출은 그동안 담보인정비율(LTV)을 기존에 살던 낡은 주택 기준으로 계산해왔는데, 이를 새로 지어질 신축 주택 기준으로 바꾸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대출 가능 금액 자체가 늘어나기 때문에,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병목으로 지목돼 온 이주비 부족 문제를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실제로 이 완화 기조에 맞춰 은행들이 경기 수원 매교역 팰루시드에 이어 서울 방배동 디에이치방배 단지에도 잔금대출을 실행하기로 하는 등, 그동안 막혀 있던 입주 예정 단지들의 잔금대출 문제도 조금씩 풀리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기에 신축 주택을 임대 목적으로 공급하는 경우, 지난해 9·7 대책으로 묶였던 주택매매·임대사업자 대출 규제의 예외 허용 범위를 넓혀 임대주택 공급 자체를 자극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까
이번 공급대책이 실제로 도움이 될 사람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첫째, 재건축·재개발 조합원입니다. 이주비 LTV 기준이 신축 주택으로 바뀌면 이사비와 임시 거주 자금 마련이 지금보다 수월해질 수 있습니다. 둘째, 입주를 앞둔 신축 아파트 수분양자입니다. 잔금대출 총량 규제에서 예외를 인정받는 사례가 늘어나면, 입주 시점에 대출이 막혀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잔금대출 규모가 워낙 커서 총량에서 완전히 빼기는 어렵고, 개별 은행별로 총량을 추가 배정하는 방식이 유력하다"는 신중한 관측도 나오고 있어, 예외 인정 범위가 어디까지 넓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합니다. 셋째, 신축 임대주택 공급을 고려하는 사업자입니다. 대출 규제 예외가 확대되면 임대 목적의 신축 공급이 늘어날 유인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모든 대책은 아직 확정 발표 전 검토 단계라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금융위가 조만간 이 공급대책을 투기적 비거주 1주택자 전세대출 규제와 함께 발표할 예정인 만큼, 두 대책이 어떤 조합으로 나올지 최종 발표를 확인한 뒤 구체적인 자금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안전합니다.
결국 이번 부동산 정책의 큰 그림은 '조이는 곳은 확실히 조이고, 풀어줄 곳은 확실히 풀어준다'는 이분법에 가깝습니다. 투기적 수요와 비거주 갭투자는 세제와 대출 양쪽에서 강하게 억제하되, 실제 주택 공급으로 이어지는 자금줄은 오히려 넓혀주겠다는 것입니다. 이 균형이 실제로 잘 작동할지는 이번 주로 예고된 최종 발표와, 그 이후 실제 공급 현장의 반응을 함께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